"비나이다~"…성공회·가톨릭 신부 '尹부부 추락 기도' 논란

입력 2022-11-14 18:29   수정 2022-11-14 18:54



대한성공회 원주 나눔의집 소속 김규돈 신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타고 있는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란다는 취지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대전교구 측으로부터 면직 처리됐다.

김 신부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17차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한 말을 언급하며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면서 "인터넷 강국에 사는 우리가 일시 정해서, 동시에 양심 모으면 하늘의 별자리도 움직이지 않을까"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과 관련해선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 신부는 관련 게시글을 뒤늦게 삭제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에 '나만 보기'라는 좋은 장치를 발견하고, 요근래 일기장처럼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가끔은 일기처럼 쓴 글이 전체글로 되어 있다"며 "저의 사용 미숙임을 알게 된다.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대한성공회 대전교구는 이날 오전 11시쯤 유낙준 교구장 명의로 김 신부에 대한 직권 면직을 결정했다. 성공회 교회법에 따르면 직권 면직은 최고형이다. 사제로서 자격을 박탈한다는 뜻이다. 유 교구장은 이날 오후 3시쯤 입장문(사목교서)을 내고 "상처 받은 모든 영혼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유 주교는 "어떻게 생명을 존중해야 할 사제가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하여 수많은 사람이 타고 있는 전용기의 추락을 염원할 수 있겠냐"라며 "사제의 직분을 가진 상태에서 여러 국민들과 교구에 씻을 수 없는 분노와 상처, 분란을 야기시키는 사제는 마땅히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제직 박탈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끔찍한 글이 한 성직자의 SNS에 게재됐다"며 "김 신부는 논란이 일자 자신의 SNS 이용 미숙을 탓하며 사과했지만 정작 자신의 그릇된 생각과 막말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신부는 지난 2017년 '적폐 청산과 인권 회복을 위한 양심수 전원 석방' 시국 선언에 참여한 인물이다. 당시 시국 선언을 주도했던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양심수 19명의 구체적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 신부는 당시 "19명이 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석기·한상균 두 사람은 너무 억울한 사람들"이라며 시국 선언에 참여한 바 있다.
천주교 신부도 '비나이다~' 막말 파문

이후 천주교 한 신부가 페이스북에 비슷한 글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인 박주환 신부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하늘을 날고 있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떨어지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를 공유하며 "기도2"라는 제목을 붙였다.

박 신부가 올린 이미지에는 "기체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 "비나이다"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오른쪽에는 어린아이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모습도 합성돼 있었다.



박 신부는 이 글에 항의하는 댓글이 달리자 "반사~"라고 답글을 달았다. 박 신부는 지난 11일에는 이태원 사고와 관련해 "경찰분들, 윤석열과 국짐당이 여러분의 동료를 죽인 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는 무기고가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지난 10일에는 중국에서 '성폭행당한 여성이 성폭행범을 태운 버스를 몰고 절벽으로 떨어져 복수했다'는 중국 인터넷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이 버스가 공군 1호기가 아닐까 하는 그냥 그런 생각"이라고 썼다. 공군 1호기는 대통령 전용기를 의미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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